콩글리쉬라 무시마라, 인터랭귀지를 알면 영어가 터진다!

앞에서 ‘無-공포증 영어’의 모델, 세 사람의 콩글리쉬를 들어보았다.

이런 식의 영어를 일반적으로 콩글리쉬라고들 하지만, 언어학적으로는 ‘인터랭귀지’라고 한다.

‘인터(inter)’가 ‘중간’이라는 뜻이니까,
‘중간 언어’ 즉 ‘우리말과 영어의 중간 위치에 있는 언어’라는 뜻이다.
우리가 영어를 배울 때 하는 영어가 바로 인터랭귀지다.
잘하든 못하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의 영어는 모두 인터랭귀지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인터랭귀지 발달 단계를 살펴보자면,
개개인의 환경이나 성격 등에 따라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다.

※ 인터랭귀지 1단계

영어를 처음 배울 때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영어단어들을 우리말 순서로 대충 나열해서 의사소통을 한다.

앞에서 보았던 축구감독 임흥세 씨의

“Today three game. Blue team here, red team there. Thirty minute OK?”

두바이 주방장의
“This this same same?”

“today come?”

“everyday come.”

이런 영어가 1단계에 속한다.

 

※ 인터랭귀지 2단계

그러다가 영어를 좀 더 잘하고 싶어서, 신경 써서 공부를 좀 하면,
‘주어 + 동사’도 갖춰서 말하고, 단어 배열도 영어식 어순으로 정리되기 시작한다.

아직 많은 오류가 있지만, 그런대로 1단계보다는 좀 더 나은 의사소통이 된다.
숭산 스님의 달마 토크가 이 범주에 속한다.

Human beings all is
인간은 모두가

too much understand.
너무 아는 게 많다.

Too much understand,
너무 아는 게 많으면

then too much problem.
문제도 너무 많다.

Little understand,
적게 알면

little problem.
문제도 적다.

Complete DON’T KNOW,
완전히 모르면

no problem.
문제가 없다.

So, DON’T KNOW mind is very important.
그래서 모르는 마음이 아주 중요하다.

Only when you keep DON’T KNOW mind 100%,
100% 모르는 마음을 유지할 때만

DON’T KNOW that time,
모르는 그 순간에,

you and everything already become one.
너와 모든 것은 이미 하나가 된다.

 

※ 인터랭귀지 3단계

그렇게 한동안 말을 하며 살다가, 영어공부도 계속하고, 경험도 쌓이면서,
문법상 오류들이 서서히 줄어들고, 요모조모 필요한 청크 구조를 사용하면서 꽤 정확한 말을 하게 된다.

숭산 스님의 달마 토크 중에서

“Buddha sat under the bori tree for 6 years,”
이 문장이 그 범주에 속한다.

※ 인터랭귀지 4단계

영어를 더 잘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계속해서 공부하고,
사회적 경험도 쌓이면 원어민과의 전문적인 의사소통에도 거의 불편함이 없는 수준까지 향상된다.

이 정도면 외국어 학습으로써 할 만큼 한 수준에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순서로 인터랭귀지는 발달한다.
이것이 영어가 배워지는 가장 자연스러운 순서다.

그래서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은 이 각 단계를 이해하고 차근차근 순서대로 발전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잘하고 싶은 욕심에, 초기 단계를 건너뛰어서 처음부터 멋진 영어를 하려고 하면 할수록 영어가 자연스럽게 익혀지지 않고,
머릿속에는 공포증 오물만 쌓인다.

이렇게 단계를 거치며 발달하는 것은 어린아이 걸음마 하는 것과 흡사하다.

어린아이가 걸음마하는 단계를 예로 들어보자.

처음에 아기가 태어나면 얼마간은 그냥 누워서 버둥거린다.
그러다가 몸을 뒤집고, 뒤집기가 익숙해지면 어느 날부터 기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배를 밀면서 배밀이를 하다가, 차차 팔다리에 힘이 붙으면서 높은 포복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식탁이나 소파를 잡고 일어서고, 그러다가 손을 놓고 홀로 서는 데 성공한다.

이 날이 바로 온 집안에 경사가 나는 날이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온 식구가 박수를 치면서 격려를 한다.
느닷없는 박수소리에 놀라서 털썩 주저앉았던 아기는 다시 몇 번의 시도 끝에 홀로 서는데 성공한다.

그러면 엄마나 할머니가 몇 걸음 앞에서 손을 내밀고 걸어와 보라고 손짓을 한다.
아기는 엄마를 향해 한 두 걸음 떼다가 주저앉고,
식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서 또 한두 걸음 떼다가 주저앉고,
하다가 결국에는 엎어질 듯 자빠질 듯 뒤뚱뒤뚱 걷기 시작한다.

이때가 대략 10~14개월 정도인데, 일단 걷기 시작하면 아기의 걷기실력은 날이 갈수록 좋아져서 얼마 안 가서 뜀박질도 하고,
TV를 보며 춤도 출 수 있게 된다.

걸음마 발달순서를 간략히 정리하면,

누워있기 → 뒤집기 → 기어가기 → 짚고 일어서기 →   혼자 일어서기 → 첫 발짝 떼기 → 뒤뚱뒤뚱 걷기 →   아장아장 걷기 → 뛰기.

이 순서는 이 세상의 그 누구도 건너뛸 수 없는 순서다.
제아무리 달리기 챔피언 우샤인 볼트라고 해도 태어나서 한 일주일 누워서 버둥거리더니 어느 날 갑자기 벌떡 일어나 100m를 냅다 달린 것이 아니다.

이 순서를 제대로 다 밟아서 지금의 그가 된 것이다.
이 순서를 건너뛸 수는 없을까? 없다.
누구나 반드시 거쳐야 한다.

만약에 어떤 아기가 뒤뚱뒤뚱 걸음마를 할 때,
예쁘게 제대로 걷지 못하느냐고 야단치면서 자세를 교정해주려고 대든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한 일 년만 그렇게 하면, 그 아기는 평생 제대로 걷지 못할 것이다.

영어를 가르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누구나 말도 안 되는 인터랭귀지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의미만 통하면 무조건 잘한다고 격려해가면서 가르쳐야 한다. 

지금까지 영어가 잘되지 않았던 것은,
처음부터 완벽한 영어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인터랭귀지도 어엿한 영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콩글리쉬라고 비웃으며 창피해 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머릿속에 영어뼈다귀만 나뒹굴고, 공포증 오물만 쌓이게 된 것이다.

명심하라, 인터랭귀지도 엄연히 영어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인터랭귀지로 영어를 하면서 일하고 있다.
영어를 잘 하려면 아무리 자존심 상하고 마음에 안 들어도 처음에는 두바이 주방장이나 임 감독이 하는 인터랭귀지부터 시작해야 한다.

남들이 콩글리쉬라고 하든 말든 신경 쓰지 말고, 무조건 영어 단어를 사용해서 의사소통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한참 하다 보면 점점 영어단어가 우리말처럼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면서, ‘까짓것 이렇게만 한다면 영어도 할 만하네.’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본인이 생각해도 우스꽝스러운 영어지만, 어차피 거쳐 가야 할 중요한 과정으로써 이 단계를 즐겨야 한다.

일단 이렇게 인터랭귀지가 시작되면, 여기서부터 얼마만큼 발달하는가는 각 개인의 성격과 노력에 따라서 다르다.

남아공의 임 감독과 두바이 주방장 같은 경우는 우선 생활에 큰 불편 없이 대충 의미도 통하고 하니까,
더 이상 발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그냥 1단계 상태에 안주해서 나름대로 행복하게 지내는 것으로 보인다.

뭐 본인만 괜찮다면 그렇게 대충 대충 마음 편히 사는 것도 그리 나쁠 것 없다.

그런데 좀 더 수준 있는 말을 하고 싶어서, 사전도 열심히 뒤져가며 어휘력을 늘리고,
남이 하는 말도 유심히 듣고, 영어책도 읽으면서 좀 더 배우려고 신경을 쓰면,
숭산 스님의 영어 수준까지 발전해서, ‘주어 + 동사’구조도 갖춰서 말하고, 단어 배열순서도 영어식으로 말하는 2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이 정도만 돼도 1단계보다는 훨씬 더 수준 있는 내용을 말할 수 있다.

숭산 스님은 이 정도만 돼도 설법을 하는데 별로 큰 지장이 없다고 느꼈는지,
그냥 그대로 이 상태에 안주해서, 입적할 때까지 40년 가까이 즐겁게 달마 토크를 하며 지냈다.

일단 이 정도까지만 도달하면, 이미 영어공포증 따위는 머릿속에서 없어진다.
그리고 ‘이 수준에서 벗어나서, 좀 더 정확하고 세련되게 말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이때부터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야 할 때다.

이때부터는 그냥 인터랭귀지 연습만 한다고 영어가 발전하지는 않는다.
본격적으로 영어의 원리를 몸에 익히고, 필수적인 규칙과 어법들을 하나하나 익히며 어휘력을 늘리는 공부를 해야 영어가 발전한다.

다음편에는 우리의 억눌려 있던 언어본능을 깨우는 인터랭귀지 훈련법을 살펴보기로 하자.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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