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샘 영어공부 도전기3

이런 상태로 그야말로 악전고투를 계속하고 있던 어느 날 문득

“아하, 내가 영어 문장을 해석하는 속도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AFKN 방송의 말하는 스피드를 측정해 보니 평균 1분에 160단어 정도의 속도로 말을 한다.

그러면 내 속도는 어떤가 하고 비슷한 수준의 영자 신문을 가지고 독해 속도를 재 보니,
뜻을 완전히 이해하며 읽어 나가는 속도가 아무리 빨리 해도 1분에 80단어를 못넘어 간다.

“옳지, 이제야 범인을 잡았다. 독해 속도가 말하는 속도의 절반도 안 되니 방송내용을 못따라 갈 수 밖에. 이제 요놈만 해결하면 영어가 끝나겠구나.”
하고 이번에는 넉넉잡아 1분에 200단어 이상 독파를 목표로 세우고 영자 신문 속독 훈련에 돌입했다.

속독 훈련이라고 해서 뭐 별 달리 특별한 방법이 있었던건 아니고,
한 손에 스톱워치를 들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신문 기사를 읽고 나서,
1분에 몇 단어의 속도로 읽었나를 계산해 보고,
그런 다음에는 다시 그 기사를 꼼꼼히 읽으면서 아까 빨리 읽으며 이해했던 뜻이 제대로 맞게 한 것이었나를 확인해 보는 식으로 연습을 계속했다.

이런 식으로 며칠 연습을 하니 하루하루 읽는 속도가 점점 빨라져서 이대로 계속 며칠만 더 하면 목표로 했던 분당 200단어 정도는 거뜬히 돌파할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도 120단어 정도에 멈춰 서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더 이상 빨라지지를 못 하는 것이었다.

그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내가 영어 문장들을 빠른 속도로 읽으려 할 때마다 그것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어떤 것이 있었나 곰곰이 짚어보았더니 여러 가지가 나왔는데,
그 중 큰 문제들만 추려보면 다음과 같았다.

 첫 째, 문장을 읽어 나가는 중에 자꾸 앞에 읽었던 부분으로 되돌아가 읽는 습관이 있다.

 둘 째, 수동태나 관계대명사 같은 특정한 문법구조를 만날 때마다 이리 저리 따져보느라고 시간을 끄는 버릇이 있다.

 셋 째, 문장을 읽어 내려가면서 한번에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끝까지 다 읽고 난 다음에야 그것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하여 이해한다.

 넷 째, 잘 모르는 단어를 만나면 속도가 느려진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부 다 학교과정에서 생겨난 ‘고약한 영어교육’의 후유증들이었는데,
가만히 따져보니 이러한 나쁜 습관들 때문에 문장 하나를 이해하는데 평균 두세번씩은 읽고 넘어가는 상태니까,
요놈들만 해결하고 나면 현재 속도의 3배정도는 얼마든지 낼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래서 이것들에다 ‘되돌이 습관’, ‘따지기 습관’, ‘번역 습관’, ‘어휘력 부족’ 등의 이름을 붙여놓고,
요놈들을 때려잡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생각 같아서는 그까짓 습관 몇 개쯤이야 단숨에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으나,
파고 들어가면 갈수록 새로운 문제가 튀어나오는 것이,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워왔던 영어의 근본적인 개념자체를 완전히 뒤바꾸는 대수술을 벌여야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훗날 ‘정철 교수법’의 토대가 되는 많은 중요한 개념들을 터득하게 되었는데,
그중 몇 가지만 예로 들어보면,

‘번역 습관’과 ‘되돌이 습관’을 고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영어 문장을 읽어 나가면서 그대로 이해하는 ‘직독 직해’ 방법을 찾아내게 되었고,

이 ‘직독 직해’를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해보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앞에서 한 번 설명한 적이 있는 ‘기자회견식 어순감각’을 터득하게 되었다.

또한 ‘따지기 습관’을 없애려고 노력하다 보니,
하나의 문법단위를 듣거나 보면 그 즉시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문법 자동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고,
또 ‘문법 자동화’를 하려면 지금까지 배웠던 ‘따지기 문법’을 ‘쉽고 자연스러운 문법’으로
재정리하여 귀와 입의 훈련을 통해서 숙달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당면 문제에 관련되는 국내외의 참고 서적들을 읽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미국 대학의 ‘영어 교육학’ 석사·박사 과정의 자료들까지, 도움이 될만한 것은 죄다 입수해서 광범위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이렇게 한편으로는 녹음기와 씨름하며 또 한편으로는 연구와 연습을 계속한 결과,
영자 신문 독해속도가 당초 목표였던 분당 200 단어를 넘어서서 300단어 이상까지 돌파하게 되었고,
그토록 애를 먹이던 AFKN 청취도 우리말 뉴스 듣듯이 편안히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저 일주일 정도만 하면 끝나겠지.”하는 생각으로 물정 모르고 달려들었던 회화 공부에 한 걸음 한 걸음 깊이 빠져들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 반년도 훨씬 더 지나 벌써 일년 가까운 세월이 후딱 지나버리고 말았다.

마치 “신선 노름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옛말과는 정반대로
“영어 노름에 ‘도통’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꼴이 되어, 결국 ‘도통’을 하는 대신에 ‘AFKN통’(?)을 한 셈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영어 회화라는 것이 AFKN 뉴스만 다 알아듣는다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지라,
어쩌다 덜컥 호랑이 잔등에 올라타 버린 강원도 포수처럼, 영어가 끝장 날 때까지 마냥 달려갈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다음 얘기는 좀 쉬었다가 계속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쉽고도 새로운 청취와 영문속독의 원리를 설명 드리기로 한다.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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