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할때 뇌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 머리속 영어공장의 비밀 3

그러면,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현상들을 좀더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귀나 눈을 통해서 입구로 들어온 정보가 그대로 작업대에 올라오는 것이 아니고,
항상 파일박스에서 불러낸 관련 파일들을 바탕으로 기억이나 판단작업이 이루어진다.

같은 돼지소리를 들어도 한국 사람들에게는 ‘꿀꿀’이라고 들리고, 미국사람들에게는 ‘Oink Oink’라고 들리는 것은,
머릿속에 그렇게 입력되어 있던 관련자료들을 불러내서 이해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말식이나 한국말식 발음으로 소리파일이 채워져 있는 사람은 Native Speaker 발음으로 바꿔넣는 훈련을 해야 들리기 시작한다.

특히 영어를 처음으로 배우기 시작하는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Native Speaker의 소리로 기억파일을 채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일단 한 번 잘못 만들어진 파일은 나중에까지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내가 초등학교 6학년때 “Oh, Carol”이라는 미국노래가 한참 유행했었는데,
그 가사중 “I’m but a fool”이라는 대목을 우리는 그냥 “아임 바다풀”이라고 따라하면서 “무슨 바다속에 있는 풀인가보다”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도 그 노래를 들으면 “나는 바보일 뿐이야.”라고 들리지를 않고, “나는 바다풀이야”라고 하는 것처럼 들린다.

둘째,
파일박스를 아무리 뒤져봐도 관련 파일이 없는 정보는 작업대로 올라가지 못하고 약 1초 정도 지나면 그냥 사라지고 만다.

따라서 영어의 소리, 문법, 어휘 등의 기본적인 기억파일들이 부실한 상태로는 아무리 하루종일 TV를 틀어놓고 AFKN이나 CNN방송 등을 열심히 듣는다 하더라도, 그냥 스쳐 지나가는 소음처럼 들리는 대로 그냥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자꾸 듣다보면 언젠가는 귀가 뚫리겠지”하고 아무리 기다려 봐야 실력은 늘지 않는다.

 셋째,

그러나, 그런 생소한 정보들도 똑같은 것이 계속 반복해서 들어올 때는 중요한 것이라고 인정되어서 기억파일로 저장된다.
따라서 웬만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는 같은 내용을 반복해 들어서 머릿속의 기억파일들을 차곡차곡 채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작업원’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작업을 하고 있는 도중에 다른 일거리가 들어올 경우에는,

1) ‘작업대’ 한 귀퉁이에 그냥 대기시키거나,
2) 먼저 하고 있던 일을 옆으로 밀쳐 놓고 새 일거리를 받아들이거나 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자료들이 ‘작업대’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아주 짧아서, 이렇게 정보들을 파일로 정리하지 않고 그냥 ‘작업대’위에 방치해 두면 20초도 채 지나기 전에 증발해 사라져버린다.

종래에는 이렇게 작업 중에 있다가 금방 사라져 버리는 기억을 ‘단기 기억 (Short Term Memory)’라고 불렀으나,
근래에는 ‘작업 기억 (Working Memory)라고 부르는 학자들이 많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방금 전에 인사를 나누며 외워뒀던 상대방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든지,
방금 듣고 입력시키려던 전화번호를 메시지 확인하는 새에 그만 까먹어서 다시 묻는다든지,
또는 금방 사전을 찾아 외워두었던 단어의 뜻을 그 다음 단어 찾는 새에 그만 까먹어서 또 찾는다든지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것들이 바로 작업대 위에 놓여 있다가 날아가 버린 ‘작업기억’의 예이다.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이 나빠졌다고 한탄들을 하곤 하지만,
이렇게 ‘돌아서면 까먹는’ 것은 ‘작업기억’의 특성상 자연적인 현상으로써,
꼭 기억해 둬야 할 중요한 것이라면 보다 강력한 학습방법을 사용하여 ‘기억파일’로 보관을 해둬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돌아서면 까먹는’ 현상이 반복된다.

 다섯째,

‘작업대’ 주변을 살펴보면 미쳐 ‘파일’로 정리되지 않은 채로,
그냥 그 근처에 ‘임시로’ 쌓여 있는 자료들이 있는데, 앞에서 말했던 ‘작업 기억’의 지속시간(20초)보다는 오래 가지만,
이것 역시 그 상태로 그냥 방치해 두면 얼마 안 가서 사라지고 만다.

이렇게 그냥 임시로 쌓여 있다가 사라지는 자료들을 ‘임시 기억(Holding Memory)’라고 부르고,
파일 박스 안에 잘 보관되어 있는 자료들을
 ‘영구 기억 (Permanent Memory)’ 라고 부른다.

우리가 하는 모든 학습의 최종목표는 바로 이 ‘영구기억’을 만드는데 있다.
학교 다닐 때 ‘당일치기’라는 것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시험 전날 밤새도록 달달 암기를 해둔것들이 막상 시험지를 받아들고 답을 쓰려고 하면 캄캄하게 생각이 안 난다든지,
다행히 답을 쓰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하더라도 며칠 뒤에 생각해보면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임시 기억’의 대표적인 예인데, 영어공부를 하다 보면 그런 경우를 수없이 겪게 된다.
외운지 몇 시간도 안돼서 까먹고, 또 외우고, 또 까먹고 하다가 “나는 왜 이렇게 머리가 나쁠까”하고 한탄을 하며 그만 포기하고 만다.

그런데 참으로 맹랑한 것은 그토록 외우려고 애를 쓰는 것은 잊어버리면서도, 그냥 재미로 보았던 영화 같은 것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생하게 생각이 나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아무리 애를 쓰며 노력을 해도 기억파일로 확실하게 보관시키지 않은 것은
‘임시기억’상태로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고, 영화 같은 것은 별다른 노력 없이 그냥 재미로 본 것이라 할지라도 강력한 ‘영구기억’중의 하나인 
‘에피소드 기억(episodic memory)’로 단단히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에피소드 기억 얘기가 나온 김에 좀더 설명을 하자면, 우리가 생활하는데 필요한 기억의 대부분은 이 에피소드 기억으로써,
일부러 외우려고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되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서, 부엌 찬장 어디에 무엇이 있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든지,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을 기억한다든지, 10년 전에 살았던 동네모습을 기억하고 있다든지,
일주일전 동창회에 누구누구가 나왔었는지 생각해 낼 수 있다든지,
또는 어떤 단어나 문장을 들었을 때 ‘어떤 장면에서 들었던 것이다’하고 생각나는 등의 생활 속 기억들이 바로 에피소드 기억이다.

어떤 일이 일어났던 장소나 환경 자체가 기억파일로 보관되어서 그 안에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싸잡아 담고 있는 형태인데,
기억 중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강력한 ‘영구기억’의 일종이다.

학습에 관련된 기억의 종류에는 이것 외에도,
단어의 뜻을 기억하는 ‘어의적 기억(semantic memory)’이나,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서 생각해내는 ‘논리적 기억’등이 있지만 이것들도 결국은 그 뿌리가 ‘에피소드 기억’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에피소드 기억’과 함께 했을 때 더욱 강력한 기억이 된다.
 영어 공부를 할 때도 이 원리를 이용해서 하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자,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머릿속에서 영어가 어떻게 기억되고 회생되며 처리되는지,
또한 모처럼 하는 공부를 시간과 노력의 낭비 없이 효과적으로 하려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를 함께 살펴보았다.
할 수 있는 한 알기 쉽게 설명하느라고 나름대로 노력하기는 했지만 워낙 주제가 주제인지라, 얼마나 잘 이해가 되셨는지 모르겠다.

혹시 선명하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계속되는 내용에서 이 원리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학습방법들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할 예정이니까,
그냥 죽 읽어나가다 보면 자연히 그 이치를 터득할 수 있으니 안심하고 계속 읽으시기 바란다.

자, 그러면 이제 이론적 기초도 탄탄해졌으니 본격적인 영어학습법으로 넘어가기로 하자.

다음편에 계속됩니다.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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